[코리아타운 리더를 만나다]
최고의 인문학 리더이자 법률 지킴이 권두안
"과거를 놓는 법이 인생을 바꾼다"…권두안 법무사가 전하는 이민자의 삶과 법률 철학
LA 코리아타운 중심가 로데오몰과 마당몰에서 D.K. Law Office를 운영하는 권두안(JD) 법무사는 타운 내 최고 마당발이자 인문학 리더 그리고 여러 법률에 관한 한 ‘지킴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인상은 ‘깐깐하다’는 느낌이지만 대화를 풀어나가다 보면 상대를 배려하며 되도록 빨리 ‘해답’을 도출해 내려는 센스가 돋보인다. 사실 이민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가지 애로사항과 법률적 대응이 필요할 때가 많다.
하지만 형편상 변호사 사무실 문턱이 높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권두안 법무사의 사무실은 언제나 문턱이 닳도록 사람들이 찾는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까지는 웨스턴에 위치한 로데오몰에서, 그 이후로는 마당몰에서 법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그는 남다른 인문학적 소양으로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라디오 방송에 나가 구수한 입담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인문학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간다.
그런데 그러한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생의 연륜’이 깊이 묻어난다. 그리고 그의 인문학적 소양은 사무실 곳곳에 배여 있다. 자필로 쓴 고대 문헌들이 바로 그것이다. 게다가 타운 내 최고의 맛을 내는 커피 한잔을 대접 받고 나면 어느새 훌쩍 정해진 시간을 넘겨 버리기 일수다.
#. 화려한 성공담도, 고생담도 아닌 ‘과거를 놓는법’
법무사(LDA), 공증인(Notary Public), 라이브스캔(Live Scan), 이민컨설턴트, 인권컨설턴트, 결혼주례자 및 발급권한 자격을 모두 갖춘 그가 처음으로 꺼낸 말은 바로 화려한 성공담도, 고생담도 아니었다. 바로 ‘과거를 놓는 법’이었다.
그는 담담하게 “과거의 영광도, 과거의 실패도 모두 유효기간이 지났습니다. ‘왕년에 내가…’라는 말을 하는 순간 이미 앞으로 날아갈 힘을 잃습니다”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26년 전, 그가 미국 땅을 밟았을 때 가진 돈은 고작 175달러였다고. 모두에게 베풀고 한국의 삶을 정리하면서 미국에 건너 온 그는 일단 과거를 놓고 도전하는 것이었다.
하여 한인사회의 법률 전문가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한 편의 이민 다큐멘터리와도 같았다. 권 법무사의 미국행은 1997년 IMF 외환위기의 여파에서 시작됐다. 두 딸을 데리고 먼저 미국에 와 있던 아내 덕분에 노숙은 면했지만, 생계를 위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 이민생활, 한국에서 있었던 일들을 모두 잊고 독하게 새출발 하자고 마음 먹었다. 한여름에는 캘리포니아 건물 옥상에서 에어컨을 설치했고, 건설현장에서 땀을 흘렸으며, 한인택시 운전대를 잡기도 했다. 이후 친구의 권유로 이삿짐센터를 운영하며 한때 LA 한인사회에서 가장 많은 트럭을 보유한 업체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한마디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일만 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인생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2012년, 세 살이던 조카가 사고를 당하면서 가족은 큰 시련을 맞았다. 병원 신고로 남동생은 아동 위험 노출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됐고, 권 법무사는 동생을 돕기 위해 자신이 가진 차량과 재산을 모두 처분했다. 결국 남동생 가족은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 분야는 리빙트러스트다. 미국 이민 1세대가 어느새 인생을 정리하는 시기에 들어섰고 재산을 어떻게 자녀에게 물려줘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는 ‘봉사’로 생각하고 ‘UCLA Extension’에서 관련 과정을 다시 공부했다. 그는 한국 재산 상속, 상속포기, 위임장 작성, 번역·공증·아포스티유 인증과 한국 배송까지 직접 처리하며 한인들의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고 있다.
사실 변호사 비용은 일반인들에게는 비싸다. 내친 김에 권 법무사는 결혼 주례와 결혼 라이선스 발급 권한까지 취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결혼하려고 라스베이거스까지 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다면 그것도 봉사라고 생각했던 것. 현재 그는 법률 서비스뿐 아니라 라디오서울과 우리방송에서 생활법률과 인문학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튜브 ‘만두의 객석’을 통해서도 대중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 이 세상에 가치 없는 사람은 없다
그의 별명은 독특하다. ‘만두(萬頭)’. 고등학교 시절 명찰을 잘못 새긴 것이 시작이었다. ‘권두안’이 ‘권두만’으로 잘못 새겨졌고, 담임교사가 “웬 만두가 앉아 있느냐”고 농담한 것이 평생 별명이 됐다. 이후 그는 ‘일만 만(萬), 머리 두(頭)’를 써 ‘만두’ 라는 호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만두의 객석’이라는 이름으로 방송과 유튜브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매일 밤 독서를 한다. 좋은 꿈을 꾸려고 책을 읽는다는 그는 박경리의 ‘토지’, 조정래의 ‘한강, 황석영의 ‘장길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 칼 융과 프로이트의 심리학 등 다양한 책을 읽으며 AI와 토론한다. AI는 질문하는 사람의 수준에 맞춰 답을 하기에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독서’란다.
권 법무사의 좌우명은 세 가지다. 소동파의 ‘조수불망비(鳥囚不忘飛), 마계상념치(馬繫常念馳)’. 루쉰의 “길은 원래 없었다. 걷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길이 된다.” 그리고 서산대사의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다. 그는 이 세 문장을 평생의 나침반처럼 품고 살아왔다. 인터뷰를 마치며 권 법무사는 독자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날아가는 새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뒤를 돌아본 새는 이미 죽은 새다”라고 말했다 라며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오늘을 열심히 살 것을 이야기 했다. 또한 “‘지부장무명지초(地不長無名之草),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이라는 말이 있다. 땅은 이름 없는 풀을 키우지 않고, 하늘은 복 없는 사람을 내지 않는다는 뜻”이라면서 이 세상에 가치 없는 사람 이란 없기에 과거를 붙잡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향해 힘차게 살아가기를 당부했다.
아울러 법률적 지원이 필요할 경우 고민하지 말고 즉시 자신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상담 받을 것을 권유했다.
▶로데오몰: 833 S. Western Ave. #36, Los Angeles, CA 90005 ▶마당몰: 621 S. Western Ave. #G02, Los Angeles, CA 90005 ▶홈페이지: lawduankwon.com
▶주요 업무: 리빙트러스트, 상속, 유언장, 공증, 아포스티유, 번역 인증, 결혼 라이선스, 이민 컨설팅, 라이브스캔 등 원스톱 법률행정 서비스
▶문의:(213) 995-7080
이훈구 기자 / aiventuretimes.com
